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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광태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10-07 18:33연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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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에 설치된 조형물 ‘더 기프트, 러브 유니버스 인 서초. /고혜련 제공
“한국과 펭귄이랑 무슨 사연이 있나요?” 서울 강남역 부근 설치 조형물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 내게 관광 중이라는 한 영국인 부부가 물었다. “글쎄요.”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 열심히 들여다봤지만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케미스트릿 강남역 랜드마크 탄생’이라는 정보를 최근 서초구 소식지에서 접하고 과연 어떤 풍경이 펼쳐지고 있나 궁금했다. 스페인 출신 세계적인 설치미술가가 한국 공공기관과 협업한 첫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큰 이벤트 행사와 함께 6월 중순 공개했다니, 구(區) 차원에서 “K관광 중심지로 주목받는 곳에 문화관광명소를 넓혀간다”기에 기대가 컸다. 세상살이 속 저마다 ‘정답’ 찾기에 분주하지만 예술 작품은 정답이 없는 게 매력 아닌가. 나름의 인생사와 관.에 따라 백인백색의 감상을 하는 게 백미다.
대로변에 자리 잡은 3개의 커다란 금빛 조형물 ‘더 기프트, 러브 유니버스 인 서초(The Gift, Love Universe in Seocho)’를 보자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펭귄 가면을 쓴 듯한 얼굴, 황금색 철물 소재에 굵은 세로 줄무늬 ‘몸뻬’를 입은 듯한 몸체에 하트 모양 조각을 덧붙이고 두 팔을 벌리거나 앉아 있는 모습, 조형물마다 공히 장착한 황금색 샌들 모양 신발은 도대체 무슨 ‘형이상학적’ 깊은 뜻을 담고 있는가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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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에게 타인과 연결되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며 사랑의 존재를 상기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한다”는 안내문이 공염불로 다가왔다. 작품 선정 전 기획과 심사, 발주 등 절차를 거쳤을 텐데 말이다.
수억원을 들여 외국 작가에게 의뢰한 작품이 여기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역사를 알리는 데 무슨 기여를 하나 의문이 들었다. 또 서울 브랜드와 관광, 지역상권 활성화의 역할이 가능한가 아리송했다. 이런 공공적 가치 외에도 계약 방식과 작품 결정 과정 등이 덩달아 궁금해졌다. 작품의 추상성에 대해 개개인의 섣부른 속단이 예술의 지향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공익성을 추구하는 공공 작품이라면 적어도 설치 장소와의 연계성과 상징성 등은 알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한국적 정체성과 의미를 담은 개성 있는 작품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오랜 국내외 경험을 통해 얻은 믿음이기에.
그러면서 또 떠오르는 게 있어 양재역 근처 서울행정법원 앞뜰로 향했다. 거기서 매우 유사한 느낌의 조형물을 본 듯해 혹 이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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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눈에 띄는 색채의 인체 조형물 3。에 세로 줄무늬, 비슷한 높이로 서 있는 모습 등이 비슷해 혹시 강남역 것과 같은 작가의 작품인가 해서 안내문을 찾았으나 전무했다. 청사 안 안내데스크 직원과 경비원들 역시 누구 작품이며 언제 설치된 건지 몰랐다. 나중에 다시 확인, 오래전 어느 한국인 조각가에게 의뢰해 세운 작품들인 것만 전해 들었다. 법원 앞 설치물과 유사하면서 작품명은 달리한 것이 전국 여러 곳에서 보인다.
물론 겉모습은 유사하다 해도 비구상 작품 속 의미가 전혀 상이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세금이 들어간 공공 설치 작품들이니, 누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담으려 했는지 더 알고 싶어진다. 굳이 밝히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듯하다. 어떤 작품이든 세금이 투입돼 일단 공개되면 그건 설치 기관 것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 되니 하는 얘기다.
그간 건축된 민영 빌딩 앞과 대로변의 무수한 설치물도 눈길을 끈다. ‘건축물 미술작품제도’가 오래전 도입돼 시민의 문화 향유와 예술가의 창작을 돕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작품 설치를 의무화한 결과물인 거다. 저마다 나름의 멋과 의미를 구현, 고맙기도 하지만 간혹 ‘면피용’으로 세운 듯한 어설픔이 아쉽고 시야와 도보 이동을 방해하기도 해 고개를 젓게 만든다. 특히 국가나 지역의 의미와 서사를 상징적으로 전하는 공적 설치물은 작가의 추상적 조형 언어에 앞서 그 존재 가치, 정서적 유대감을 신중히 품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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